올림픽 금메달 5개에도 배고픈 김우진 "내일도 밥 먹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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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19
김우진(청주시청)은 10년 넘게 세계 최강의 궁사로 인정받아왔다.
세계선수권대회, 월드컵, 올림픽에서 따내지 못 한 금메달이 없다.
지난해 열린 파리 올림픽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남자 양궁 3관왕에 오르며 '정점'을 찍었다.
앞서 2014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와 2021년 도쿄 대회에서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김우진은 통산 올림픽 금메달 개수를 5개로 늘리며 이 부문 한국인 최다 기록을 썼다.
이제 더 올라갈 곳이 없어 보이는 김우진이다. 올라갈 데가 없다면 이제 내려와야 하겠지만, 그는 아직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
김우진은 18일 강원 원주양궁장에서 끝난 2025 양궁 국가대표 최종 2차 평가전에서 리커브 남자부 1위에 올랐다.
김제덕(2위·예천군청), 이우석(3위·코오롱) 등 파리 올림픽에서 함께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하고 개인전에서는 기량을 겨뤘던 후배들이 김우진의 뒤를 쫓았으나 역부족이었다.
김우진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계속 도전의 불꽃을 키우는 비결'을 묻는 말에 '도전은 밥 먹는 것과 같다'는 취지로 답해 동료들과 기자들을 웃게 했다.
걱정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는 "파리 올림픽에서 너무나 잘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 선발전에서는 심적 부담이 많았다. '잘 못하면 어떡하나', '성적이 좋지 않으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항상 무언가를 이루고 난 다음에 공허함이 따라온다. 내가 추구하고 열망하던 것을 얻고 나면 그런 공허함이 있는데 그것에 갇히지 않고 새 목적을 향해 달려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공허함을 이길 수 있었던 건 대한양궁협회가 만들어 놓은 치열한 국가대표 선발 시스템 덕이라고 김우진은 강조했다.
김우진은 ""매년 선발전이 새롭게 치러진다. 모두 동등한 조건에서 진행되기에 매년 새롭게 느껴진다. 누군가가 나를 쫓아오는데 그것에 맞서서 이 자리에서 버티려고 하다 보니, 계속해서 나아가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우진은 이번 평가전을 통과해 올해 9월 열리는 광주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다음 목표'를 묻는 말에 김우진은 뚜렷하게 답하지 않았다. 그저 계속 도전하겠다고만 했다.
김우진은 "내가 활 놓는 순간까지 도전할 것이다. 스스로 내려갈 생각은 없다. 내 밑에 있는 후배들이 나를 이겨서 한국 양궁이 더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