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팔 없이 오염된 센강 수영해야 하는 김황태 "두렵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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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현지시간 11일 막을 내린 2024 파리 올림픽은 센강의 수질 문제가 뜨거운 이슈였다.

프랑스 당국은 트라이애슬론, 오픈 워터 스위밍(마라톤 수영)이 열리는 센강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부었지만, 수질 악화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 훈련과 경기 일정이 연기되는 등 논란이 이어졌다.

한국은 트라이애슬론과 오픈 워터 스위밍에 출전한 선수가 없어서 센강 수질 문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진 않았다.

그러나 28일 개막하는 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엔 센강에서 경기를 치르는 한국 선수가 있다.

장애인 트라이애슬론 스포츠등급 PTS3에 출전하는 김황태(47·인천시장애인체육회)가 주인공이다.

2000년 전선 가설 작업을 하다 고압선 감전 사고로 양팔이 절단된 김황태는 스포츠를 통해 제2의 인생을 시작했고, 수영 750ｍ, 사이클 20㎞, 육상 5㎞ 기록을 합산해 경쟁하는 장애인 트라이애슬론 선수로 파리 패럴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수질 문제는 김황태에게 치명적이다.

한국 대표팀의 유일한 장애인 트라이애슬론 선수인 김황태는 두 팔 없이 센강에서 750ｍ를 수영해야 한다.

그는 숨을 쉴 때 발을 힘차게 차면서 머리를 드는 요령으로 수영하는데, 경기마다 많은 양의 물을 마실 수밖에 없다.

12일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파리 패럴림픽 결단식에 참석한 김황태는 센강 수질 문제에 관해 의연하게 답했다.

그는 "수질이 많이 안 좋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두렵지 않다"며 "인생의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패럴림픽인데, 오염된 물이 날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장애인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김황태가 12일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 결단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8.12.

김황태는 다른 부분을 염려했다.

그는 "센강 상류의 유속이 매우 빠르다고 하더라"라며 "국제트라이애슬론연맹은 선수 안전과 경기력 문제를 위해 센강 하류에서 경기를 개최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하던데, 잘 정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염된 센강을 마시는 것보다 경기력을 마음껏 펼칠 수 없는 환경을 더 걱정한 것이다.

김황태는 스포츠등급 PTS3 출전 선수 중 장애 정도가 매우 심한 편이다.

해당 등급엔 어깨 부분에서 두 팔이 절단된 선수를 찾기 어렵다.

이 때문에 김황태는 경쟁 선수들보다 수영 종목 성적이 떨어진다.

수영 종목이 열리지 않고 사이클, 육상 성적으로만 경쟁하면, 김황태의 메달 획득 가능성은 커진다.

김황태는 "수질 문제로 수영이 열리지 않으면 내게 유리한 게 사실이지만, 요행을 바라진 않는다"며 "모든 종목에서 내 능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