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화 1화

토토군 3 2385 0 2025.04.04

야화 1화

깊은 산 중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깨끗하고 정갈할 수는 없었다. 넓지는 않지만 손바닥만한 마당이 있고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하게 비질을 해 놓은 마당은 보기만 하여도 이 집 주인의 성 품을 알만 하였다.

마당 건너, 이도 자그마한 모옥(茅屋) 한 채가 달랑 서 있는데, 방 안에는 30대로 보이는 아름다운 부인이 앉아 있었었고, 그 앞에 17~8세로 보이는 문약(文弱)해 보이는 소년이 떡 버티고 서 있었다.

버티고 서 있는 소년의 아랫도리가 불룩 솟아나 있는 것으로 보아 양물이 고개를 쳐들고 있는 것이 분명 하였다. 여인의 시선은 공중을 헤매고 있었다. 마땅히 시선을 둘 때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사부! 어디서 굴러 다니는지도 모를 개 뼈다귀를 데려다가 십여 년 동안을 가르쳐, 말 뼈다귀를 만들었으면, 이제 남자가 되는 길을 가르쳐 줘야 할 것 아니오?!"

"이 이 놈아! 사부의 팔에 있는 이 수궁사(守宮沙)가 보이지도 않는다는 말이냐?"

"수궁사가 어찌 됐단 말이오?"

"쯧! 망할 놈아! 의술을 배운 놈이 수궁사도 모른단 말이냐? 제 발 그 놈, 성질 좀 수그러지게 해라!"

"낄 낄... 그 놈 성질만은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단 말입니다. 시도 때도 없이 일어서는 놈을..."

"망할 놈! 수궁사가 있다는 것은, 이 사부도 남자를 모른다는 말인데, 내가 어떻게 네 놈을 사내로 만들 것이며, 너 보기에는 내가 젊어 보이지만 지금 내 나이가..."

"히히히...사부! 나이가 골 백 살을 먹었으면 어떻소. 남자는 남자고 여자는 여자가 아니겠소"

"이 이런 때려 죽일 놈! 정성 들여 십 여 년을 애써 길러 놓았더니, 이제는 방망이를 디밀고 사내를 만들어 놓으라고...오늘은 내 이 놈을..."

부인이 벌떡 일어나더니 자기 방으로 가서 한자 네치 다섯 푼의 손도끼를 꺼내 들고 나왔다. 도끼라고 하면 도끼자루가 좀더 길어야 하는데 짤막한 도끼를 들고 나왔다. 보기에는 짤막해 보이지만 석양부(夕陽斧)라고 하는 세상에 둘도 없는 도끼였다. 세상에 베지 못할 것이 없다는 도끼 중의 도끼며, 어지간히 화가 나지 않고는 꺼내 오지도 않는 물건이었다.

"내 이 놈을...오늘만은 네 놈을 용서치 않을 것이다. 그 성질 못 된 놈을 꺼내 놓아라. 내가 싹둑 두 동강을 내어 놓으마"

"사부가 길러 준 이 몸인데, 죽이든 살리든 마음대로 하십시오"

바지를 홀랑 내리고 마주 서서 사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 소년의 눈은 꿈을 꾸는 듯 신비로웠다. 안개가 낀 피안을 바라다 보듯, 보일 듯 보일 듯 하면서도 그 속을 들여다 볼 수 없는 심연과 같아서 자꾸만 빨려 들어가는 신비한 눈이었다. 어찌 보면 놀란 사슴과 같은 눈인가 하면, 어찌 보면 꿈 속을 거니는 듯한 아련한 향수(鄕愁)를 담고 있는 눈이었다.

"옆으로 돌아 서거라! 내가 내려치기 쉽게..."

미련한 것인지 고집이 센 것인지 망설임 없이 소년이 몸을 반 바퀴 돌려 서는데, 양물이 하늘을 찌를 듯 기운차게 솟아 있었다.

"내 이 놈을 오늘은..."

쨍그랑.

도끼를 떨어트린 미 부인은 자기도 모르게 두 손으로 제자의 양물을 움켜 쥐고 있었다. 구 십에 가까운 노파였으나 누가 보아도 삼십을 넘었다고 보지는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여인으로 태어나서 어찌 사내가 그리운 날이 없었으랴만, 사랑하는 사내가 동자공(童子功)을 연마하고 있어서 오늘 날까지 청백지신을 지켜 온 여인이었다.

동자공이란, 여인과 교접을 하게 되면 그 동안 쌓아 온 모든 공력이 무너지고 마는 것이다. 그러기에 여인을 사랑할 수 없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내가 가진 도끼는 여명부(黎明斧)였다. 도끼 날이 푸른 색깔을 띠고 있어서, 도끼를 휘두르면 새벽처럼 싸늘한 기운이 온 하늘을 뒤덮어 여명부라고 하였고, 석양부라고 하는 것은 노을이 지는 것처럼 온 하늘이 붉게 물들기 때문에 석양부 라고 하였다.

사내는 좌호법(左護法) 여인은 우호법(右護法)으로 한 시대를 주름 잡던 두 사람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한탄하며 헤어진지 십 오 년,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는 체 깊은 산속에 은거하여, 자라나는 제자의 양물을 두 손으로 움켜 쥐고 있는 것이다.

"호 오~... 결국은 네 놈에게 지고 말았구나..."

"사부! 이기고 지는 것은 승부를 할 때나 하는 말이고, 지금 사부와 나는 승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가르침을 받으려고 하는 것 아니었소?"

"호 오~... 남녀의 사이만큼 격렬한 승부의 세계도 없느니라. 나를 좋아하는 남자는 내가 싫고, 내가 좋아하는 남자는 나를 싫어 하느니라"

두 손으로 움켜 쥔 양물이 손 안에서 벌떡거리고 있었다. 따로 심장을 가진 생명체인양 퉁 퉁 맥박이 고동치는 만큼, 여인의 호흡도 가빠지기 시작을 하였다. 처음 쥐여 보는 물건이다. 이렇게 대단한 생명력을 가진 것인지는 몰랐다. 손바닥에 화상을 입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열을 발산하고 있었다. 냉정 하려고 하면 할 수록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가빠져 왔다.

(미친년! 내 나이 구십이 가깝단 말이다! 미친년!... 내가 뭘 훔쳤다고 가슴이 이렇게 두 방망이질을 친다지?)

"틀렸소 사부! 사부는 나를 사랑하고 있고, 나도 사부를 사랑하고 있지를 않소?!"

"호 오~ 이 놈아! 사랑이면 다 같은 사랑이냐? 자식에 대한 사랑이 다르고 연인에 대한 사랑이..."

"사랑 타령 보다는, 그 성질 더러운 놈을 어떻게 좀 해 보란 말입니다. 그 놈 날뛰는 것을 잡아 보고도 모르시겠소?"

"이놈아! 내가 언제 잡아 봤어야 알지! 아닌게아니라 성깔께나 부리게 생겼다만, 사부도 처음 겪는 일이니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구나"

"두 사람이 다 모를 때는 연구를 하고 의논을 하는 방법 밖에는 더 있겠소? 세상의 이치는 모두 같은 것인데, 병이 있으면 병마개가 있고, 뚫린 구멍은 쐬기를 박아서 막는 것이 도리가 아니오?"

"미친 놈! 내 어디가 뚫렸단 말이냐?"

"난들 보기 전에는 알겠소! 얼른 벗어 보시오 막혔으면 뚫고, 뚫려 있으면 막으면 되는 것 아니겠소"

"썩을 놈! 대가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놈이, 어디서 주어들은 말은 있어 가지고..."

"이 깊은 산중에서 어디에 있는 어느 놈에게 주어 들었다는 말이오! 다만 짐승들이 헐레 붙는 것을.."

"이 이런 쌍 놈! 헐레란 말은 또 어디서 주어 담았느냐! 교합(交合) 아니면 합환(合歡)이라고 해라"

"그런 것 난 모르오! 사부 급해졌단 말이오 어떻게 좀..."

"나도 처음이라 잘 모르기는 하다만, 이 세상에서 가장 쓸모 없는 남자가 여자를 두고 서둘러 자기 혼자만 욕구를 토해내는 남자라고 들었다"

"오오~ 알아 듣겠소! 그럴 법한 말이오, 사내 놈이 제 생각만 하고 암컷 기분을 챙기지 않는 다면 마소와 다를 바가 뭐 있겠소. 그럼 어찌 하면 되겠소"

"니 놈아 내게 묻지만 말고 네 놈이 생각을 해야지! 우선 숨을 깊게 들여 마시고..."

"하하하...사부가 가르쳐 준 천마심법(天魔心法)을 잠깐 운용한 것만으로도, 그 놈 성질이 조금 누그러지는 것 같소"

"그래. 그럼 사부도 천마심법을 운용 하면서, 두 사람이 남자가 되고 여자가 되는 길을 찾아 보자"

"사부! 심혼 합환 대법(心魂合歡大法)이 있다고 했는데, 이 기회에 그 것을 가르쳐 주면 안 되겠소?"

"그런 말은 잊지도 않고 잘도 기억을 하고 있구나. 심혼 합환 대법은, 어는 한 쪽이 상대방에게 공력을 전하기 위해서 쓰는 대법으로, 남녀간에만 가능한 것이며, 한 사람은 공력을 많이 상실하게 된다"

"그럼 그 방법은 안되겠고..."

"아니다! 말이 나온 김에 그 방법이 제일 좋겠다. 네 녀석 생사현관을 뚫어 주지 못해서 안타까웠는데,이 기회에 네 녀석 생사현관을 뚫도록 하자"

"싫소! 사부의 공력에 손상을 입으면, 지금처럼 예쁘지 않고 더 늙어 보일 것 아니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