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화 3화
야화 3화
"누님이 은퇴를 한 세월이 15년이나 되었는데도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단 말이야?"
"과거에 우리 두 사람은 백련교(白蓮敎)라고도 하고 분향교(焚香敎)라고도 하는 마교(魔敎)의 좌우 호법이었다. 정파의 명숙(名宿)들 뿐만이 아니라 곳곳에 깔리지 않은 곳이 없는 마교 교도들이 그냥 보고만 있을 성 싶으냐?"
"가만이 있지를 않으면?"
"너희를 마교에 끌어 들이려고 안달이 날 것이다"
"후후후... 누구 마음대로"
"우리 두 사람의 제자라는 것 만으로도, 감히 핍박은 못하겠지만, 그럴 수록 집요하게 달라 붙을 것이니, 절대로 어떤 집단이건 소속 되어서는 안 된다. 그 계집 아이와 두 사람이라면 어떤 경우에도, 이기지는 못 할 망정 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도 명심을 하고, 그 계집아이를 다독거릴 수만 있다면, 서로 편이 되는 것이 여러모로 좋을 것이다"
"정파에서는 우리를 경계 하겠구려"
"정파뿐이냐? 음양부를 알아 보는 무림인 이라면,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가 다 경계를 할 것이다"
"흐흐흐... 그것 참... 귀찮은 파리가 꾀지 않아서 편하게 생겼구려"
"자아~ 할 말은 이제 다 했다. 네게 남겨 줄 물 건들도 모두 챙겨 두었으니, 여기서 우물 거리지 말고 곧 떠나도록 하여라"
"흐흐흐...죽어서까지 간섭을 하고 잔 소리를 할 셈이오? 백 일! 내 가슴 속에 빨갛게 물든 단풍잎이 피를 철철 흘리고, 그 피를 모두 내 쏟으려면 백일은 걸릴 것이오"
"이 놈아! 그 피 빛 단풍을 평생 가슴에 묻고 살겠다더니, 백일만에 지워 없앨 생각을 하였느냐?"
"흐흐흐...49일 만에 지워 없앨 생각이었는데, 49일은 사부로 기억 하고 하루만 울고, 또 다른 49일은 누님으로 기억을 하고 하루만 우는 것으로 몽땅 빚을 갚는 것으로 하겠소" "매정한 녀석!"
"후후후... 죽어가는 마당에 욕심도 많구려! 나를 그렇게 키운 것이 사부며 누님이 아니었소?!...누님 손에 쥔 성질 더러운 놈이나, 마지막으로 달래 주시구려"
"호호호... 너무 욕하고 탓하지 말아라! 성깔은 있는 놈이지만, 그래서 내 마지막 인생을 꽃 피게 한 놈이 아니더냐?"
"흐흐흐... 이 놈이 그 계집 아이도 활짝 꽃을 피게 했으면 좋으련만..."
"호호...내게 배운 것이 얼마인데.... 아마 그러고도 남을 것이다" "누님! 그럼 시작 해 봅시다"
"틀렸다 이 녀석아! 끝을 내 보자고 했어야지..."
7월 초순이라면 초여름 날씨여야 하는데, 여기는 태산에서도 워낙 깊은 산속이라 아직도 그리 더운 줄은 몰랐다. 사부인 누님을 땅속에 묻고 백일 동안 분묘 앞을 떠날 줄 몰랐다. 허기가 지면 건량(乾糧)을 입안에 넣고 우물우물 씹어 삼키고 계곡 물 몇 모금을 들여 마시면 그만이었다.
나의 기억 속에도 없는 서너 살 어린것을 주어다, 15년간을 이 산속에서 키워 준, 부모나 다를 바 없는 사부였다. 아주 어렸을 때는 고집이 세다고 하여 개 고기를 처먹었느냐고 탓을 하며 개 뼈다귀(犬骨)라고 부르며 놀려댔다. 굴러다니는 개 뼈다귀 같은 놈이라는 말 속에는 조상을 모르는 놈이라는 비아냥이 섞여 있었는지도 모른다.
열두 살이 된 무렵부터는 고삐 풀린 망아지 같다고 하여 말 뼈다귀(馬骨)라고 부르며 놀려 댄 것은, 어린 나의 양물이 크다는 데에 그 이유가 있었다는 것을 뒤 늦게 알게 되었다. 열두 살이 되던 어느 날 계곡 물 속에 들어가 목욕을 시키던 사부가 나의 양물을 보더니, 하루에 두 차례씩 양물을 바위 위에 걸쳐 놓고 회초리로 양물을 매질 하라고 가르쳤다.
그 날 이후로는 나 혼자 목욕을 하라고만 말하고, 두 번 다시 나의 몸을 씻어 주지 않았다. 나는 사부가 시키는 일은 꼭 지켜 왔다. 하루에 두 차례 아침 저녁으로 내 남근을 바위 위에 걸쳐 놓고 제범 굵은 회초리로 양물을 매질하기 시작을 한 것이 근 칠 년간 계속 되었다.
내 남근 여기저기에 못이 박혀 우둘투둘한 멍울이 양물을 흉칙한 꼴로 만들어 놓았지만, 열 아홉 살이 된 지금까지 사람이라는 동물은 사부인 누님 밖에는 만나 본적이 없으니, 당연히 그래야만 하는 것으로 알았다.
그 흉칙한 꼴을 하고 있는 양물을, 열 달 전에 손아귀 안에 쥐어 본 사부가, 나의 남근을 사부 아랫도리 계곡 사이로 집어 삼키고 흑 흑 울어 댄 지 열 달, 지금은 내 양물을 찔러 넣어야 할 털 지갑이 없어진 것이 매우 아쉽게만 느껴지는 백 일간이었다.
사부인 누님이 내 남근을 집어 삼킨 것은 아래에 달린 입인데, 왜 윗 입이 흑 흑 울어 대느냐고 묻던 나는, 어느 날 갑자기 내 아랫도리가 근질거리며 새큰새큰 해지다가 폭발을 거듭하고부터는 사부가 삑삑거리며 죽어 가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으으흥... 으어엉헝...
사자가 포효 하는 것처럼 으르렁거리며 처음으로 사정을 하던 기억은 평생 잊을 수가 없었다. 바위 위에 내 남근을 걸쳐 놓고 오랜 동안 매질을 한 탓에, 감각이 무뎌져서 웬만한 자극으로는 끄덕도 없었던 것이다. 그 이유를 알게 된 것은 사부인 누님이 열 두 번도 더 죽고 나서 실토를 하는 바람에 알게 된 것이다.
우둘투둘한 멍울이 여자를 열 두 번 죽이고, 나의 양물은 감각이 무뎌서 여자가 열 두 번 죽는 동안에도 끄덕 없이 버텨 내니, 여자가 또 열 두 번도 더 죽게 된다는 것이었다.
설상가상이라고 했던가...이 산골짜기 깊은 동굴 속에서 얻은 유가신공(瑜伽神功)의 비급과 환희천(歡喜天)의 절기(絶技)가 어우러지며, 사부인 누님은 하루에도 수 십 번은 까무러치고 죽었다 살아 나기를 거듭 하였다. 그러는 동안 나는 잘 하면 두 번, 아니면 한 번 으어어헝 소리를 내지르고 엎어지면 되었다.
감각이 둔하고 무뎌진 나의 남근은, 하루종일 사부인 누님의 갈라진 바위 틈을 헤집고 다녀도 끄덕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한 번 쏟아 낼 때는 분수처럼 쉴 사이 없이 뿜어 댔다. 환희천의 절기를 수득한 사부하고의 교합이 그런 정도니, 삼천궁녀를 거느려도 끄떡 없을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사부를 땅에 묻은 것이다. 나의 육체는 살아 있지만 마음만은 죽어 가고 있었던 백일 동안이었다.
(언젠가는 그 계집애를 만나서, 음양부가 합쳐지나 합쳐지지 않나 하는 것을 확인할 차례다...합쳐진다면 전설에 따라 그 계집애하고도 합쳐져야 할 것인데...)
생각을 한 것만으로도 내 양물이 고개를 쳐들기 시작을 하였다. 이 놈이 성질을 부릴 때는, 털 지갑 안에 가두기만 하면 되었는데, 사부인 누님의 털 지갑은 이미 땅 속에 묻혀 있으니 어찌해야 할지를 몰랐다.
환희천의 절기를 수련하고 나서부터는, 이 놈이 다리를 떨 듯 제 절로 바르르 바르르 떨어 대며, 때로는 자라 목이 늘었다 줄었다 하듯 혼자 발광을 해 댄다. 그래서 사부 누님은 열 두 번도 더 까무러치지만, 바지 속 허공에서 혼자 지랄발광을 하는 데는 나도 방법을 몰랐다.
이럴 때 약은 매질 밖에는 없었다. 말을 듣지 안는 놈은 매로 다스려야만 했다. 사부인 누님이 아무리 나를 매질 해도, 죽으면 죽었지 소리 한 번 지르는 법이 없었고 항복을 한 적도 없지만, 마음 속으로는 열 번도 더 항복을 하던 기억이 새로워졌다.
(좋다! 네 놈이 이기나 내가 이기나 어디 한 번 해 보자!)
매질을 할 적당한 몽둥이를 찾는 동안에, 양물이란 놈이 슬그머니 고개를 숙이며 항복을 했다.
(그러면 그렇지! 네 놈 고집도 알아 준다만, 이 형님의 성질도 보통은 넘는단 말이다. 낄 낄 낄...)
입었던 옷을 훌훌 벗어 던지고, 백일만에 계곡 물 안으로 뛰어 들었다. 봉두난발(蓬頭亂髮)을 흐르는 계곡 물에 감고 까칠까칠하게 자란 턱 수염을 만지다가 석양부 생각이 났다.
(수염을 밀려고 생각을 했는데, 어디 사부 누님의 말처럼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한 번 볼까?)
목욕을 하다가 말고 벌거벗은 몸으로 평소에 사부가 쓰던 방 안으로 들어가 보니, 제법 큰 목궤(木櫃)가 사부인 누님처럼 방 가운데 앉아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무림에 나가서 활동 하기 쉽게, 필요한 물건들을 짊어지기 쉬운 나무 궤짝 안에 챙겨 놓은 것이었다.
내 눈에 왈칵 눈물이 고이더니 주르륵 눈물이 흘러 내리는데, 주책 없는 남근이란 놈은 왜 또 고개를 쳐들고 일어 나는 것인지?... 아마 사부인 누님을 생각 한 것 만으로도 그리워진 모양이었다.
나무 궤짝의 뚜껑을 열어 보니, 청색 장삼이 한 벌 차곡차곡 개켜져 있었고, 장삼을 들어내고 보니 그 아래에 석양부와 무림 행도에 필요한 약낭(藥囊) 부싯돌과 침낭(鍼囊)등 꼭 필요한 물건과 금 한 덩이 와 은전 부스러기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