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화 36화
야화 36화
"으 흐 흐 흐...알았다 알았어...우호법이 가르치기는 제대로 가르친 것 같다"
"그럼 우호법의 전인이란 것을 믿으시겠소?"
"믿지 믿지...믿고말고..."
"낄 낄 낄....목숨은 아까운 모야이구려"
"목숨같은 것은 내다 버린 지 오래 되었다. 아까운 것은 할멈이란 말이다"
"낄 낄 낄...우애가 깊구려"
"그래 이제 어쩔 생각이냐?"
"우리야 지하에 감춰 둔 재화나 확인을 하면 그만이지만, 천면신마가 죽고 없는 이 마당에, 두 분 노인은 어찌 할 생각이시오"
"우리가 이제 무림에 나가서 무엇을 하겠는가...여기 그냥 눌러 앉아 여생을 보낼 생각이네"
"두 분이 가진 절기가 아깝지 않소?... 평생을 살아 갈 수 있는 금 은을 줄 테니 후인을 길러 보지 않겠소?"
"자네들 두 사람이라면 거둘 만 하지만, 어디 그런 인재를 잡기가 쉬운 일인가?"
"낄 낄 낄... 우리 두 사람이라고 특출하게 잘난 것 없소...열심히 배우다 보니, 이렇게 된 것 뿐이라오... 후인을 기르다 보면 세월 가는 줄도 모를 것이오"
"그 그럼...우리 두 사람의 전인을, 두 젊은이가 거둬 주겠소?"
"천마 지마가 아닌 천선(天仙) 지선(地仙)의 후인이라면, 기쁜 마음으로 돌봐 주리다"
"흘 흘 흘... 영감! 저 놈이 내 치마를 걷어 올릴 때 그냥 두었더라면, 쌍둥이를 낳아서 가르쳐 볼 것을 그랬소"
"이런 이런... 내가 왜 그 생각을 못 했을까...지금도 늦지 않았소...할멈은 젊은 놈 바지를 내리도록 하고, 나는 계집애 치마를 들추겠소"
"흘 흘 흘... 쌍둥이를 낳지 않아도, 하나씩만 낳으면 두 아이가 생기겠구려...시작 합시다"
"꺄악~ 오라버니 오라버니..."
"낄 낄 낄..붙어 보자 이거지...."
"크윽... 이 놈아! 어디다 도끼질이냐..."
"이런 이런 나비가, 나비가... 크 윽 나 죽네 나 죽어~... 이 년아 살살 좀 해라"
"알았다 알았다...졌다 졌단 말이다..."
"늙은이고 어린 놈이고 할 것 없이 매를 들어야..."
"흘 흘 흘... 이놈아! 매를 들것이 아니라 방망이를 들고 쑤셔야..."
"할멈! 정말 내 방망이 맛을 좀 보겠소?!" "안 됏...오라버니 그것만은..."
"우 왓 핫 핫 핫... 두 놈 모두 마음에 들었다...이 천마의 성명절기인 진법을 모두 전수해 주마"
"그럼 불귀곡에 설치한 진식이, 천면신마가 설치한 것이 아니라 천마가 설치한 것이란 말이오?"
"껄 껄 껄...이놈아! 제갈세가가 진법의 일인자라고 하지만, 이 천마를 쫓아 오려면 아직도 멀었다. 엣다 여기 있다...이 천진총서(天陣叢書)를 익히고 나면, 뚫지 못하는 진식은 없을 것이다"
"흘 흘 흘... 엣다 이년아! 지음총서(地音叢書)를 익히면 쓸모가 많을 것이다"
"할멈 술을 내 오시오"
"아니 그 귀한 술을 이런 애송이 들에게..."
"우리가 가르친 놈이, 이 애송이들을 능가 하기는 글렀소... 그럴 바에야 천하무적에게 우리 절기를 내 주는 것이 옳지 않겠소?"
"흘 흘 흘... 천하무적이 우리 두 늙은이의 제자란 말이로 구려 흘 흘 흘..."
"일 없소...둘씩 사부를 모실 수는 없지 않겠소?"
"이런 멍청한 놈이 있나...이 세상 천지 만물이 스승 아닌 것이 있다더냐?..."
"낄 낄 낄...그럼 하루만 사부로 모시겠소"
"이 놈아! 네 놈이 잘나기는 했어도 하루 가지고는 안 되느니라 한 열흘 여기에서 기본을 배우고 나면 나머지는 총서를 보고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할멈의 음공은 어느 누구도 흉내 낼 수 없을 만큼 독특한 것이다"
"열흘씩이나 요?..."
"왜 뭐가 문제냐?"
"흘 흘 흘.... 영감 우리가 저맘 때 어떠했는지 생각해 보시구랴..."
"큭 큭 큭... 들러붙을 자리가 없단 말이지?"
"상관 없소...비바람만 피할 수 있다면 아무 곳에서나 자리다...우선 지하 보고에 먼저 다녀 오리다"
"술상을 차려 놓고 기다리고 있을 테니 얼른 다녀 오게나"
지하 동굴은 독곡이나 별 다를 바가 없었다. 천마와 지마 두 늙은이를 위해서 금 덩어리 두 개를 들고 나왔다. 진법도 진법이지만 음공에 관심이 더 컸던 것이다.
처음 마셔 보는 술이었다. 다른 술맛을 모르기 때문에 뭐라고 말을 할 수는 없으나 이런 맛이라면 마실만 하였다. 안주는 산 새 구이었다.
"클 클 클...술을 처음 마셔 본 모양이로구나... 많이 마시는 것은 좋지 않지만, 무엇이든지 경험을 해 두는 것은 좋은 일이다... 두 녀석 모두 그릇이 꽉 찼는데, 그릇을 반쯤 비워 두거라... 그릇이 꽉 차 있으면 넘쳐 나서 다른 것을 더 받아 들일 수가 없느니라. 그러나 반쯤 비워 두면 얼마든지 받아 들일 수 있지 않겠느냐?"
"낄 낄 낄...마교의 무리라고 해서 모두가 무지막지한 줄만 알았는데, 두 분 노인을 보니 그렇지만도 않구려"
"생사가 걸렸다면 우리라고 다를 것 있겠느냐?... 보아하니 너희를 당할 자가 무림에 몇 없을 것 같다만, 무림은 살아 보지 않고서는 아무도 모르는 험한 곳이다...내가 가르쳐 준 진법이나 할멈에게 배운 음공을 잘만 활용한다면, 큰 위기를 모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하에서 가지고 나온 것입니다...여기서는 한 모금의 물보다도 가치가 없겠지만, 받아 두었다가 혹여 쓸 때가 생기면 써 주시기 바랍니다"
"클 클...어디 쓸 때가 있을까 만, 젊은이의 정성이니 받아 두겠네... 마교에서 몸을 뺀 지 20년이 넘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마교 만큼 무서운 곳도 없다네...행도를 하는데 조심을 해야 할 것이네"
"사부님이 마도에 몸 담고 있었다고 해서, 내가 꼭 마도에 몸 담을 이유도 없지만...그렇다고 마도를 거부하고 싶지도 않습니다...나는 백도도 싫고 마도도 싫으며 그냥 한 사람의 무인으로 살아 가고 싶을 뿐입니다"
"어려운 삶을 선택 했구먼... 백도에서는 마도라고 몰아 부치고, 마도에서는 백도라고 몰아 부칠 것이네...그것이 무림이라는 곳이지"
"낄 낄 낄...아직 내 인생의 목표는 세워지지 않았으나, 내가 싫어 하는 것은 남들도 싫어 할 것이란 것은 압니다. 그래서 내가 싫어 하는 것을 남에게 강요 하지 않을 것이나, 내가 싫은 것을 강요 해 온다면 나는 그 사람이 누가 되었든 죽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