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화 52화
야화 52화
백일 연공이 끝난 두 사람은 백일전과 하나도 다를 것이 없어 보였지만, 실제로는 크나큰 변화가 있었으니, 천선지체가 되었다는 것이며, 달마심법과 달마행공이라는 엄청난 절기와 구품연대라는 소림의 절기를 몸에 지니게 되었다.
달마행공을 수득 함으로서 축지법 보다도 한 단계 위인 이형환위(移形換位)의 절기를 수득한 것이다. 말 그대로 뜻이 있는 곳에 몸이 있는 의재신재(意在身在)의 경지에 도달한 것이다. 또한 청홍주를 먹음으로서 불과 물의 오의를 터득하였고, 온 몸이 불 덩어리가 되는 화마(火魔)가 될 수도 있게 되었다. 가장 만족할만한 성과는 옷을 입지 않아도 기(氣)를 옷 대신 몸에 두르는 기환의(氣換衣)로 대체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옷 대신 마음 먹은 그대로 기를 펼쳐 옷을 대신 할 수 있다는 것이 제일 마음에 들어요"
"나도 그렇소. 천면신공의 약점을 완전히 보완했다는 느낌이오. 그리고 하루 이틀 더 늦는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소... 정리 할 것은 정리를 하고 떠납시다"
"호호 호호... 심안이 열렸어도 제대로 활용을 하지 못하더니 이제 제대로 활용을 하게 되었군요... 첫째 마교가 꿈틀거리기 시작 할 것이라는 것 둘째 황실 내에서 권력 투쟁이 일어나리라는 것 셋째 금가면은 누구며 황실 내에서 어떤 자리에 있느냐는 것... 이 모든 것을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이냐 하는 것 아니겠어요?"
"말해 보시구려"
"황이 마교에 잠입을 하는 수단이 있기는 하지만 구속 되는 것을 싫어하는 황이니, 내 생각에는 새외에 나갔다는 적금산이 일을 끝마치고 되돌아 온 것으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마교가 움직인다는 것은, 자금이 필요하게 되니 황금전장에 손을 뻗을 것이라는 계산이구려"
"무림에 큰 분쟁이 없는 세월이 20년 가까이 되었어요. 분쟁이 일어나 약탈을 해야만 하는데, 분쟁이 없었다는 것은 비축된 재화가 고갈할 시기라는 것이죠...결국은 분쟁을 일으켜야 하는데 그러려면 군자금이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나더러 그들이 어떤 제의를 해 오는지 기다려 보라는 말이로구려..."
"적금산이 예전처럼 남경에만 처박혀 있지 말고, 황금전장을 직접 돌아 다니며 자기 눈으로 파악을 하라는 것이지요... 적이 다가 올 것이에요...그것도 아름다운 여인이 말이죠"
"나는 수리(數理)에 어둡지 않소"
"제남 육두자 밑에 있는 산판자를 데리고 다니면 되지 않겠어요... 이 기회에 육두 주점을 개방에 넘겨 주고 육두자 모두를 개방에 투신시키는 것이지요. 그리고 비천자는 소식을 전하는 연락을 담당케 하고, 수상자와 취어자는 장강 18채의 동태를 감시하게 하는 것이지요"
"육두주점을 내 주고 개방의 소식통을 이용하려는 속 셈이구려"
"개방에서도 싫다고 하지는 못할 것이에요...그런 인재와 거점을 하루 아침에 얻기가 그리 쉬운 것이 아니거든요" "계속 하시오"
"황실 내에서 권력 투쟁이 일어 나리라는 것은 예견된 일이에요... 역대 어느 황실에서나 왕자들 간의 다툼은 있는 것이니까요...가장 신변이 위험한 것은 황상과 황태자에요...북경에 계시는 황상은 내가 북경으로 가서 신변을 지키면 될 것이고, 황태자의 신변은 선화 동생이 지키면 되요"
"그럼 아옥은 그대로 황금장주 부인 행세와, 귀곡의 소공녀 행세를 하라는 말이로구려"
"아옥 동생은 궁궐 안 사정을 잘 모르니 그럴 수 밖에 요... 나는 북경에서 황제의 신변을 지키는 한편 금가면의 실체를 조사하고, 선화 동생은 남경의 궁궐 안에서 금가면의 실체를 조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에요"
"음양부를 가진 여명부와 석양부의 활동이 뚝 끊어지면 이상하지 않겠소?"
"석양부의 주인이 나라는 것은 어느 정도 실체가 밝혀지겠지만, 황의 실체를 아는 사람은 없어요...황금전장을 순회하는 중간 중간에 대소 문파를, 여명부의 주인으로 방문을 하세요"
"낄 낄 낄... 이제는 여우가 다 되었구려... 도전을 하고 마교의 잔당이 아닌지 살펴 보라는 뜻이로구려"
"한 곳에 갇혀 있기를 싫어 하는 황으로서는 해 볼만한 일이 아닌가요?"
"우선은 황금전장으로 갑시다. 그리고 모두의 의견을 종합해 본 다음 결정을 하도록 합시다"
의재신재(意在身在).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 만으로, 이형환위(移形換位)의 절기를 운영하여, 남경 황금전장의 마님 방에 순식간에 나타났다. 아옥이 기절할 듯 놀라면서도 매달려 왔다. 귀산신묘로 변용을 하고 있는 봉선화도 불려 들어 왔다.
"너무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 해가 바뀌도록 소식 한 번이 없다니... 두 사람에게 큰일이 생겼으리라고는 생각 하지 않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는 것을 어찌 하겠어?"
"미안해...백일 연공에 들어 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어"
"백일 연공?... 어떤 기연을 또 만났구나?"
"황의 조부님을 만나게 된 거야"
소림사에 들렸다가 꼬지지한 노스님을 만나게 된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였다. 무영신투가 천풍림 아니, 소풍림의 조모라는 대목에 가서는 모두가 놀라는데, 아옥의 놀람은 더 했다
"우연치고는 너무 무서운 우연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 무영자의 혼이 우리를 인도 한 것만 같아"
"화나 옥은 정도 무공과 마공이나 사공을 어떻게 생각하고 구분하오?" "?...." "?..."
"이번에 달마심법을 수련하고 나서 깨달은 것이오. 사람이 술을 마셔야 하는데, 술이 과하면 술이 사람을 마시게 되는 이치와 같다고 생각을 하오...정종심법(正宗心法)은 수련을 할 수록 마음이 차분이 가라 앉고 정심이 굳어지는 반면, 마공이나 사공은 정심(定心)이 흔들려, 술 취한 사람처럼 무공 초식에 흔들린다는 것이오... 사람을 죽이고 싶다거나 아니면 피를 보고 싶은 욕구가 강해 진다는 것이오"
"예를 든다면요?"
"예컨대 환희천도 소뢰음사(小雷音寺)의 절기로 알고 있는데, 그 절기에 휘둘려 그 동안 나는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교합을 했소. 그러나 이번 음양 합혼대법으로 백일 연공을 끝내면서 그 사공에서 해방 될 수가 있었소. 아마 봉은 앞으로 일 년 동안 교접을 하지 않는다고 하여도 아무렇지도 않을 것이오"
"왜 그렇지요?"
"음양 합혼대법을 펼치면서, 한 가닥 기만을 남겼을 때의 쾌감이나, 상대의 기를 몸 안에 전부 받아 들였을 때의 쾌감은, 나 죽어 하는 쾌감에 비유할 바가 아닌 것이오... 그대들 과도 일 주야에 걸쳐 음양 합혼대법을 펼치겠지만, 매미 껍질처럼 껍질만 남게 되었을 때의 쾌감을 맛보게 되면, 교합을 할 때의 쾌감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오"
"호호 호호... 마치 죽음과 같은 그 공허한 쾌감을 뭐라고 말을 해야 하겠니... 오늘 밤부터 일 주야는 선화 동생, 내일 밤부터 일 주야는 아옥 동생이 경험을 하게 되겠지만, 경험을 하고 나면 당장은 반선지체가 된다는 것을 알아야지, 회수가 거듭 될 수록 선인지체가 되어 신선이 된단 말이다, 이 것들아!"
"정말?... 정말이야 언니?... 그럼 언니는 천선지체가 되었다는 말이로구나..."
"그래... 너희도 머지 않아서 그렇게 될 꺼야... 그보다는 우선 대책을 의논해 보는 것이 어떻겠니?"
"언니! 궁중에도 얽힌 일이라면, 아버님과 함께 의논 하거나, 사부님을 모시고 같이 의논해 보는 것이 어떨까?"
"화의 사부님이라면 성음신니가 아니오?"
"그런데 왜요?"
"화가 내 말을 듣고 화를 낼지도 모르지만, 금가면이 여인 같다는 말을 듣지도 못 하였소? 무리의 여 고수는 여기에서 한 사람도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오... 18년 전의 일이니, 아직도 살아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제자가 하나 둘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오"
"금가면이 여자라면 그 제자도 여자일 가능 성이 크겠군요"
"그렇소...이런사실을 먼저 알았더라면, 나는 화 동생을 우리 일에 끌어 들이는 것을 반대 했을 것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