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화 59화
야화 59화
제형안찰사사(提刑按察使司)에 가서 안찰사 봉 충환을 만나 보고, 봉선화를 불러내 주기를 바랐다. 오래 기다리지 않아서 봉선화가 반색을 하며 나타났다.
그 동안 있었던 모든 경위를 설명하고, 황갑부(黃甲富)네 집이 마교의 본거지란 사실을 알렸다. 그리고 토벌할 계획을 세우자고 하였다.
"오라버니 서둘러서 될 일이 아니랍니다... 황금전장으로 나와 같이 가서, 전장의 장부를 살펴 보면, 황 갑부의 거래 내역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다음 생각을 해도 늦지 않습니다"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해 보았구려"
"틀림 없이 며칠에 한 번 돈을 맡겼을 것입니다. 그것을 보면 도방 하루 평균 수입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이나 두 달에 한 번, 지전으로 돈을 꺼내 갔을 것입니다"
"마교의 본거지로 돈을 보내기 위한 것이란 말이로구려"
"도방이 있는 고을의 장부를 세밀하게 조사 해 보면, 황 갑부처럼 정기적으로 돈을 맡기고 지전으로 큰 돈을 빼 가는 갑부가 또 있을 것입니다"
"낄 낄 낄... 신산귀수라고 하더니 정말 놀랍구려"
"도깨비 귀자는 싫어요 신산신수라면 몰라도..."
"도깨비 방망이는 좋아하지 않소" "오라버니 잇!..."
"이런...낄 낄 낄... 안찰사가 있다는 것을 깜빡 했구려... 도방이 있는 고을만해도 여러 군데가 될 텐데, 화매가 장부를 검토해야 하지 않겠소?"
"그래야겠지요... 우선은 왕도인 남경과 북경 두 곳 하고, 왕자들의 봉지가 있는 곳을 먼저 조사 해서, 군자금의 출처를 차단해야만 할 것이에요"
"낄 낄 낄... 병 들기 전에 병들지 않게 예방을 하는 의원이 상이요, 병든 다음 병든 환자를 고치는 의원이 중이며, 병든 병자를 보고도 고치지 못하는 의원이 하라고 했는데... 사단이 생기기 전에 미리미리 막아 두자는 것이로구려"
"싸움이 시작 되어 보세요. 죽어 나가는 사람이 얼마인지 생각만해도 끔찍해요... 싸움이 일어 나지 않도록 해야 하지 않겠어요?"
"그대가 자리를 비우면, 황태자는 누가 지킨단 말이오?"
"염려하지 말게, 한 두 달은 버틸 수 있을 것이네"
"남경(南京) 북경(北京) 제남(濟南) 낙양(洛陽) 태원(太原) 무한(武漢) 여섯 곳만 우선 청소를 해도 되겠구려"
"남창(南昌)도 하는 김에 해 버리는 것이 좋을 것이에요... 호호 호호... 남궁세가가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생각 했어야지요...세가의 출납도 조사를 해 보아야 하겠군요"
"일곱 군데를 한꺼번에 청소하기는 벅차지 않겠소?"
"남경을 청소 한 다음, 호리검과 적사갈을 데리고 그 날로 제남으로 가서 내가 전장의 장부를 조사하는 동안, 두 사람을 육두자에게 맡겨, 쾌도자로 하여금 요리를 가르치도록 하세요"
"낄 낄...그런 좋은 방법이 있었구려"
"지금 북경은 중도성의 개축 공사가 막 시작 되어 난리에요... 년 전에 사 두었던 재목으로, 매입한 땅에 상가를 신축하고 있는데 반 년 후면 모든 공사가 끝날 것이에요... 그 중 하나를 골라서 그들에게 맡기는 것이 좋을 것이에요"
"낄 낄 낄...체면을 세워 줘서 고맙소"
"공을 세웠으니 봐주는 것이에요... 다음부터는 이 여자 저 여자 찌르고 다니지 말아요"
"험 험... 내가 찔렀소, 염치없고 버릇 없는 놈이..." "오라버니 잇 !...."
"낄 낄 낄... 소리 좀 지르지 말구려... 놀라서 간 떨어지겠소..."
"유들유들하고 뻔뻔하고 염치없고 우멍한 사람... 빨리 전장으로 가기나 해요"
"그렇게 생겨 먹은 것을 어찌 하겠소... 안찰사 어른 또 찾아 뵙겠습니다"
"허허 허허... 그러세 또 보세..."
전장에 도착하자마자 아옥을 지하 밀실로 끌고 내려가서 일주야 동안 음양 홥혼대법을 펼쳤다. 그리고 장부 조사를 끝마친 봉선화를 끌고 들어가 또 일 주야를 보냈다.
"사흘이나 나흘 만에 맡긴 돈이 은화로 3~4천 냥쯤 되요. 그러니 도방의 하루 수입이 은 천 냥쯤 된다는 소리에요. 그리고 두 달에 한 번 꼬박꼬박 금 5만 냥 짜리 지전으로 바꿔 갔어요"
"하루 천 냥이라니, 엄청난 돈이구려..."
"오라버니가 품안에 넣고 다니는 조평(漕平 = 36.65㎎) 한덩어리가 50 냥이라면, 그것 20개면 천 냥인데, 왕도 치고는 적은 액수지 뭐에요"
"50냥 짜리 조평을 들고 노름을 하는 사람이 몇 사람이나 되겠소... 나야 잃었다 땄다 해도 항상 거기서 거기를 유지하고 있지 않소"
"적사갈은 한꺼번에 8덩어리를 땄다면서요?"
"그거야 내가 요술을 좀 부린 것이지만..."
"우리 백성들처럼 노름을 좋아하는 민족도 드물다는 것을 알아야지요... 하룻밤 사이에 주인이 점원이 되고, 점원이 주인이 된다는 것을 몰라서 하는 소리에요?... 아무튼 여기 조사는 끝 났으니, 내일 밤에 요절을 내도록 하지요"
"어떻게 요절을 냈으면 좋겠소"
"야밤중에 아옥 동생을 데리고 가서, 황 갑부 집은 두 사람이 요절 내세요... 비명이 새거나 하면 안 되니 부시독으로 육신이 녹아 내리도록 하고 불을 질러 태우도록 하세요... 안찰사사에서 포졸들을 은밀하게 동원하여, 빠져 나가는 놈이 있다면 잡아죽일 것이고, 이웃에 불이 번지지 않도록 할 것이에요"
"도방은 그대 혼자서 청소를 할 셈이구려"
"몇 사람 되지 않는데, 그것 하나 처리 못하겠어요?... 그 쪽에도 포졸들을 배치 할 테니 걱정하지 말아요"
"끝나는 데로, 그 길로 곧장 제남으로 가는 것이 어떻겠소?"
"호리검과 적사갈은, 자정에 전장 앞에 나와 있도록 했다가, 오라버니하고 내가 한 사람씩 안고 제남으로 가면 되지 않겠어요"
"나 혼자 또 전장에 남아 있으란 말이야?"
"한 달만 참아! 이번 일이 끝나면 좀 잠잠해 질 꺼야...그렇게 되면 내가 동생 대신에 전장을 지킬 테니, 동생은 오라버니하고 같이 개봉을 마지막으로 손질 해"
"좋아라!...그렇게 할께"
"좋아 할 것만도 아니야... 마교에서도 바짝 긴장을 하고 개봉만은 어떻게든지 지키려고 할 것이야...
그러려면 한군데가 아니라 두 세 곳으로 분산을 할 공산이 커... 어쩌면 우리 네 사람이 모두 합쳐야 할지도 몰라"
"낄 낄 낄... 신수신산이 있어서, 따로 군사가 필요 없구려"
"호호 호호...오라버니가 아무 여자나 찌르고 다니니까. 그러지 못하게 아옥 동생을 딸려 보내는 것이에요"
"낄 낄 낄... 아옥을 찌르면 되겠구려 낄 낄 낄..."
"나는 음양 합혼대법이 아니면 싫어..."